‘AI 수혜주 1번지’ SK하이닉스, 사상 최초 ‘빚투’ 규모 삼성전자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가 개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힘입어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앞질렀습니다. 가파른 주가 상승과 더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제친 SK하이닉스의 ‘빚투’ 잔고
9일 코스콤체크 자료에 따르면, 전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1조 4,767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대표적인 빚투 방식으로, SK하이닉스가 해당 규모에서 1위에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의 신용 잔고는 1조 4,602억 원으로, SK하이닉스보다 165억 원 적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신용 잔고는 불과 1년 전에 비해 1조 1,170억 원이 증가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7,929억 원이 급증하는 등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HBM 시장 주도와 실적 기대감의 시너지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신용 잔고 급증은 올해 내내 지속된 주가 상승세가 강력하게 견인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4월 주가가 16만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64만 원대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주요 요인입니다. 차용호 LS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 1,0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14조 4,0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라며, “AI 산업 성장에 따라 HBM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역대급 ‘빚투’ 규모, 우려의 목소리도
한편, 전체 주식 시장의 신용 잔고 규모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신용 잔고 규모는 27조 7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7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자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융자는 하락장에서 대규모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식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AI 대장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과열된 빚투 현상이 향후 주식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