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챙겨 드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이 아침마다 즐기는 시나몬 라떼나 계피가루 듬뿍 뿌린 오트밀이 오히려 약효를 반감시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계피’라고 부르는 시나몬이 여러 약물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계피와 약물 상호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1. 계피가 약효를 떨어뜨린다? 충격적인 최신 연구 결과
미국 미시시피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계피에 함유된 신남알데하이드라는 성분이 몸 안에서 약물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쳐 약효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 ‘식품 화학: 분자 과학(Food Chemistry: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계피를 요리에 향신료로 소량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보충제 형태로 고농도를 섭취할 경우 처방약의 효과를 현저히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약을 포함한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2. 시나몬, 알고 보니 대단한 역사를 가진 향신료
계피는 ‘시나모뭄(Cinnamomum)’ 속에 속하는 나무의 껍질에서 추출되는 향신료로, 수천 년 동안 요리뿐만 아니라 전통 의학에서도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방부제로 사용되었고, 중세 유럽에서는 희귀하고 값비싼 향신료로 취급되었지요.
한때 계피는 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을 정도로 귀한 존재였습니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계피 무역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강대국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날에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전 세계 요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혈당 조절, 염증 완화, 심혈관 건강 개선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이 알려지면서 건강 보조 식품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3. 약효 저하의 비밀, 신남알데하이드의 작용 원리
이번 연구의 핵심은 계피의 주요 성분인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입니다. 연구팀은 이 성분이 약물의 대사 제거를 조절하는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남알데하이드는 체내에서 신남산(cinnamic acid)으로 빠르게 산화되는데, 그 대사 반감기가 겨우 2~5분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이 성분이 간을 통해 체내에서 매우 빠르게 처리됨을 의미합니다.
더 놀라운 점은 고농도의 신남산과 계피 오일이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핵심 수용체인 프레그난 X 수용체(PXR)와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두 수용체는 모두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신남알데하이드와 계피 오일은 CYP2C9와 CYP1A2라는 약물 대사 효소를 억제했습니다. 이런 효소들이 억제되면 일부 약물이 체내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약효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4.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약물은 어떤 것들인가요?
특히 주의해야 할 약물로는 고혈압약, 당뇨병 치료제, 항암제, 항염증제, 천식약, 비만 치료제, HIV/AIDS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등이 있습니다. 이런 만성 질환 치료제들은 계피 성분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CYP2C9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약물들은 계피와의 상호작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이 효소로 대사되는 주요 약물에는 일부 당뇨병 치료제(설포닐우레아 계열), 와파린(혈액 응고 방지제), 일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일부 항경련제 등이 포함됩니다.
CYP1A2 효소로 대사되는 약물로는 카페인, 테오필린(천식 치료제), 일부 항정신병 약물, 일부 항우울제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계피 보충제 사용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5. 계피, 어떻게 먹어야 안전할까요?
연구팀은 요리에 향신료로 계피를 적당히 사용하는 것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보충제 형태로 고농도의 계피를 섭취할 때 발생합니다. 계피 캡슐, 계피 오일, 계피 추출물 등은 일반 음식에 넣는 계피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신남알데하이드를 함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만성 질환으로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면:
- 계피 보충제를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세요.
- 음식에 계피를 향신료로 사용하는 정도는 대부분 안전합니다.
- 약을 복용한 직후에는 계피가 많이 든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고농도 계피 제품(추출물, 오일, 농축 보충제)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6. 계피의 건강상 이점은 여전히 유효할까요?
이런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계피는 여전히 많은 건강상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연구에서 계피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항염증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리처드 앤더슨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서는 계피의 수용성 폴리페놀이 인슐린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계피가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적절한 양과 형태로 섭취하는 것입니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계피의 이러한 건강상 이점이 여전히 유효할 수 있습니다.
7. 결론: 건강한 선택을 위한 균형 잡힌 접근
이번 연구 결과는 천연물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하지는 않다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특히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건강 보조 식품이나 천연물 보충제를 섭취할 때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샤바나 칸 박사는 “고혈압, 당뇨병, 암, 관절염, 천식, 비만, HIV, AIDS, 우울증 등 만성 질환자들은 계피나 다른 보충제를 복용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처방약과 함께 보충제를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식품과 약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는 더 건강한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든 천연물이나 보충제는 약물과 마찬가지로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세요. 건강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항상 전문가와 상담 후 내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여러분은 계피를 어떤 식으로 섭취하고 계신가요? 혹시 현재 약물 치료 중이라면,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건강한 선택을 위한 정보 공유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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